정의 및 개요
섬망(delirium)은 급성으로 발병하고 하루 중에도 변동하는 주의력과 의식의 장애를 핵심으로 하는 뇌 기능 장애이다. 주의를 집중·유지·전환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기억·지남력·언어·지각의 장애가 동반된다. ICD-10에서는 F05로 분류한다.
섬망은 단일 원인 질환이 아니라 신체적 이상이 뇌 기능에 영향을 미쳐 나타나는 증후군이다. 감염, 약물, 대사 이상, 수술 등 유발 원인이 작용하며, 같은 자극이라도 고령이거나 기저 인지 저하가 있는 환자에서 더 쉽게 발생한다. 입원 노인의 상당수에서 발생하고, 수술 후나 중환자실 환자 등 일부 군에서는 절반에 이른다 [1][2].
치매와의 감별
섬망과 치매는 모두 인지 저하를 보이지만 경과와 가역성이 다르다.
- 발병: 섬망은 수 시간에서 수일 내 급성으로 시작하고, 치매는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한다.
- 경과: 섬망은 하루 중에도 변동이 뚜렷하며, 치매는 비교적 일정하게 진행한다.
- 주의력·의식: 섬망은 주의력 저하와 의식 수준 변화가 두드러지나, 치매는 초중기에 의식이 비교적 유지된다.
- 가역성: 섬망은 원인 교정 시 대체로 회복되나, 퇴행성 치매는 진행성이다.
치매 환자에게 섬망이 겹쳐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며, 이때는 평소 인지 상태에서 급성으로 악화되었는지를 보호자 정보로 확인한다.
원인
섬망은 흔히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해 발생한다.
- 감염: 폐렴, 요로감염, 패혈증
- 약물: 항콜린제, 벤조디아제핀, 아편유사제, 다약제 복용, 약물 금단
- 대사 이상: 탈수, 전해질 불균형, 저혈당·고혈당, 저산소증, 간·신장 기능 이상
- 수술·외상: 수술 후 상태, 마취, 통증
- 환경·기타: 변비, 소변 정체, 수면 박탈, 감각 차단, 신체 억제
고령, 기존 인지 저하, 중증 질환, 시력·청력 저하는 적은 자극에도 섬망을 유발하는 취약 요인이다 [1].
아형
섬망은 정신운동 활동에 따라 세 아형으로 나뉜다.
- 과활동성: 초조, 흥분, 환각, 공격성을 보인다. 비교적 발견이 쉽다.
- 저활동성: 처짐, 졸림, 반응 저하를 보인다. 조용해 보여 우울이나 피로로 오인되기 쉽고 놓치기 쉽다.
- 혼합형: 두 양상이 번갈아 나타난다.
저활동성 섬망은 예후가 더 나쁜 경향이 있어 적극적 선별이 필요하다.
진단
진단은 임상 평가를 기반으로 한다. 혼동평가법(CAM, Confusion Assessment Method)은 급성 발병과 변동 경과, 주의력 저하, 사고의 비조직화, 의식 수준의 변화를 평가하는 대표적 선별 도구이다 [3]. 선별과 함께 유발 원인을 찾기 위해 병력과 약물 검토, 혈액검사(전해질·혈당·신장·간기능·염증 지표), 소변검사, 필요 시 뇌영상과 뇌파 검사를 시행한다.
예방과 치료
예방과 치료의 핵심은 유발 인자의 교정과 비약물적 접근이다 [1].
- 원인 교정: 감염 치료, 수분·전해질 교정, 원인 약물 조정, 통증·변비·소변 정체 관리
- 비약물적 처치: 지남력 지지, 안경·보청기 제공, 낮 활동과 밤 수면 유지, 조기 거동, 가족 참여, 신체 억제 최소화
- 약물 치료: 비약물적 처치로 조절되지 않고 본인이나 타인에게 위험이 있는 심한 초조에 한해 항정신병약을 단기·소량으로 제한적으로 사용한다.
섬망을 겪은 환자는 이후 인지 저하, 입원 기간 연장, 합병증 위험이 높아 조기 발견과 예방이 중요하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