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및 개요
불면증(insomnia)은 잠들기 어려움(입면 장애), 수면을 유지하기 어려움(유지 장애), 원하는 시간보다 일찍 깨어남(조기 각성) 중 하나 이상의 증상이 주 3회 이상 나타나고, 충분한 수면 기회와 환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3개월 이상 지속되어 낮 동안의 기능 장애를 동반하는 수면각성장애이다 [1].
국제수면장애분류 제3판(ICSD-3) 기준에 따르면 급성 불면증(3개월 미만)과 만성 불면증(3개월 이상)으로 구분한다 [1]. 성인의 약 10~15%가 만성 불면증 기준을 충족한다는 역학 조사 결과가 있다 [3].
원인 및 기전
불면증은 소인(predisposing), 유발(precipitating), 지속(perpetuating) 요인이 상호작용하는 3P 모델로 이해된다.
과각성 기전
불면증의 핵심 병리는 교감신경 과활성화로 나타나는 과각성(hyperarousal)이다 [5]. 불면증 환자는 수면 중에도 뇌파 상 고주파(베타파) 활성이 증가하고, 심박변이도 분석에서 교감신경 활성도가 높고 부교감신경 활성도가 낮은 패턴이 관찰된다 [5].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HPA axis)의 코르티솔 분비 증가도 동반된다.
주요 원인 및 위험 인자
- 심리적 요인: 스트레스, 불안, 우울증이 가장 흔한 유발 인자이다.
- 자율신경 기능 이상: 교감신경 과활성화가 수면 시작과 유지를 방해한다 [5].
- 수면무호흡증: 수면 중 반복적인 호흡 중단이 각성을 유발한다.
- 하지불안증후군: 다리의 불쾌한 감각으로 잠들기 어렵다.
- 일주기 리듬 장애: 교대 근무, 시차, 불규칙한 수면 스케줄로 내부 시계가 흐트러진다.
- 약물 및 물질: 카페인, 알코올, 스테로이드, 일부 항고혈압제, 베타차단제 등이 수면을 방해한다.
- 기저 질환: 만성 통증, 갑상선 기능 항진증, 위식도역류질환,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이 수면을 방해한다.
- 나이: 고령에서 수면 구조 변화로 불면증 유병률이 증가한다.
증상
야간 증상
- 침대에 누운 후 30분 이상 잠들지 못한다.
- 한 번 깬 후 다시 잠들기까지 30분 이상 걸린다.
- 원하는 기상 시간보다 30분 이상 일찍 깨어나고 다시 잠들지 못한다.
- 수면 시간이 충분함에도 잔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비회복성 수면).
주간 증상
불면증 진단에는 야간 수면 문제와 함께 주간 기능 장애가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 [1].
- 피로감 또는 무기력감이 지속된다.
- 집중력, 기억력, 주의력이 저하된다.
- 기분 변화, 짜증, 우울감이 나타난다.
- 졸음으로 인한 교통사고, 업무 실수 위험이 증가한다.
- 두통, 소화불량, 근긴장도 증가 등 신체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진단
진단 기준
수면 문제의 성격, 빈도(주 3회 이상), 기간(3개월 이상), 낮 기능 장애 여부를 병력 청취로 평가한다 [1].
수면 일지
2주간 매일 취침 시각, 기상 시각, 수면 잠복기, 야간 각성 횟수를 기록하게 하여 수면 패턴을 객관적으로 파악한다.
수면 설문 도구
피츠버그 수면 질 지수(Pittsburgh Sleep Quality Index, PSQI), 불면증 중증도 지수(Insomnia Severity Index, ISI) 등이 증상 평가에 활용된다.
수면다원검사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주기성 사지운동장애 등 다른 수면 질환이 의심될 때 시행한다. 단순 불면증의 일차 진단 검사로는 권장되지 않는다 [4].
자율신경 기능 검사
심박변이도(HRV) 분석으로 수면-각성 전환 시 자율신경 균형 상태를 평가할 수 있다. 교감신경 과활성화 패턴이 확인되면 자율신경 기반의 불면증 치료 계획 수립에 활용된다.
치료
인지행동치료(CBT-I)
수면 제한 요법, 자극 조절 요법, 이완 훈련, 수면 위생 교육, 인지 재구성을 포함하는 다요소 치료이다. 미국의사협회(ACP), 미국수면의학회(AASM), 유럽수면연구학회(ESRS) 지침 모두 만성 불면증의 일차 치료로 CBT-I를 권고한다 [2][4].
수면 제한 요법은 실제 수면 시간과 일치하도록 침대에 있는 시간을 제한하여 수면 효율을 높인다. 수면 효율이 85% 이상으로 향상되면 취침 시간을 15~30분씩 늘려간다.
자극 조절 요법은 침대를 수면과 성생활 외의 활동에 사용하지 않도록 하여 침대와 수면의 연결을 강화한다.
약물 치료
약물 치료는 단기 사용(2~4주 이내)이나 CBT-I 시작 초기 단계에 병행 사용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2][4].
- 벤조디아제핀 수용체 작용제(Z-drugs): 졸피뎀, 에스조피클론 등이 사용된다. 의존성과 내성 위험으로 단기 사용을 권고한다.
- 수면-각성 전환 조절제: 오렉신 수용체 차단제(수보렉산트)는 각성 신호를 억제하는 기전으로 의존성이 낮다.
- 멜라토닌 수용체 작용제: 일주기 리듬 장애 동반 시 유용하다.
- 저용량 항우울제: 우울증 동반 불면증에 활용된다. 독세핀 저용량이 수면 유지 장애에 효과가 있다.
자율신경 치료
교감신경 과활성화가 원인인 불면증에서 성상신경절 차단술이나 경두개자기자극술(TMS)을 통해 교감신경 활성도를 낮추는 접근이 시도된다. 이완 훈련, 명상, 심호흡 등 부교감신경 활성화 기법도 보조적으로 활용된다.
수면위생
수면위생(sleep hygiene)은 규칙적이고 양질의 수면을 위한 행동 수칙이다.
수면 환경
- 침실 온도를 18~20도로 유지한다.
- 침실을 어둡고 조용하게 만든다.
- 침대는 수면 전용으로 사용한다.
수면 습관
- 매일 일정한 시각에 자고 일어난다(주말 포함).
- 취침 1시간 전부터 스마트폰, TV, 컴퓨터 화면을 끈다.
- 낮잠은 20~30분 이내, 오후 3시 이전으로 제한한다.
- 오후 2시 이후 카페인(커피, 녹차, 에너지드링크) 섭취를 삼간다.
- 잠자리에서 30분 이상 잠들지 못하면 일어나 지루한 활동을 하다 졸릴 때 다시 눕는다.
운동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수면의 질과 지속 시간을 개선한다. 단, 취침 4시간 이내의 격렬한 운동은 교감신경을 자극하여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
경과 및 예후
단기 불면증은 스트레스 원인이 해소되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만성 불면증은 자연 회복이 드물고, 치료 없이는 수년에 걸쳐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3].
CBT-I는 치료 종료 후에도 효과가 유지되는 장점이 있다. 약물 치료는 복용 중에는 효과가 있으나 중단 후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 CBT-I와의 병행이 권장된다 [2].
만성 불면증이 방치되면 우울증, 불안장애, 심혈관 질환, 당뇨병 등 다양한 합병증의 위험이 증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