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및 개요
중추성어지럼(central vertigo)은 전정 처리에 관여하는 중추신경계 구조물(뇌간의 전정핵, 소뇌, 시상, 전정 피질 등)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어지럼이다. 전체 어지럼 환자의 약 10~15%를 차지하나, 뇌졸중과 같은 생명을 위협하는 원인을 포함하기 때문에 임상적 중요성이 높다 [2].
중추성어지럼의 원인은 허혈성 또는 출혈성 뇌졸중, 소뇌 종양 또는 전이암, 다발성경화증 탈수초 병변, 기저동맥편두통, Wallenberg 증후군, 진행성 소뇌 위축증, 중추신경계 감염, 약물 독성 등 다양하다. 뇌졸중이 임상적으로 가장 중요하고 빈번한 원인이다.
말초성과 중추성의 감별
어지럼을 말초성(전정기관, 전정신경 이상)과 중추성(뇌간, 소뇌 이상)으로 신속하게 감별하는 것이 응급 처치의 핵심이다 [4].
안진(nystagmus) 특성이 중요한 감별점이다. 말초성어지럼의 안진은 수평-회전 혼합형이 전형적이며, 방향이 고정되어 있고(unidirectional), 병변 반대쪽으로 빠른 상이 향한다. 주시 방향을 바꿔도 안진 방향이 변하지 않는다. 중추성어지럼의 안진은 수직 방향(pure vertical nystagmus)이 나타나거나, 주시 방향에 따라 방향이 바뀌는 방향변환안진(direction-changing nystagmus)을 보인다 [5].
두부충동검사(head impulse test, HIT)에서 말초성어지럼은 보정 단속안구운동(corrective saccade)이 나타나는 반면, 중추성어지럼(특히 뇌간·소뇌 병변)에서는 정상 결과를 보인다 [1]. 사위 검사(skew deviation)에서 양 눈의 높이가 달라지는 수직사위(vertical skew deviation)는 중추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1].
HINTS 검사
HINTS(Head Impulse, Nystagmus, Test of Skew) 검사는 급성 전정 증후군 환자에서 중추성 원인을 배제하는 침상 검사법이다 [1]. 세 가지 검사 모두에서 말초성 패턴이 나타날 때만 중추성 원인을 낮은 신뢰도로 배제한다. 하나라도 중추성 패턴이 나타나면 즉시 뇌 영상 검사가 필요하다.
한 연구에서 HINTS 검사는 급성 전정 증후군 환자에서 뇌졸중 진단 민감도 96% 이상, 특이도 96%를 보여, 초기 MRI(민감도 72~80%)보다 우월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1].
소뇌 뇌경색과 고립성 어지럼
소뇌 뇌경색의 약 10~20%는 고립성 어지럼과 구역·구토만을 초기 증상으로 나타내, 전정신경염이나 BPPV와 혼동될 수 있다 [3]. 고령, 고혈압, 당뇨, 흡연, 심방세동 등 뇌졸중 위험 인자가 있는 환자에서 갑자기 발생한 심한 어지럼은 소뇌 뇌경색 가능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3].
소뇌 뇌경색 환자의 약 70%에서 두부충동검사가 정상(HINTS에서 중추성 소견)으로 나타나, 이 검사가 감별에 도움을 준다 [3].
Wallenberg 증후군
Wallenberg 증후군(외측연수경색, lateral medullary infarction)은 중추성어지럼의 대표적 증례이다. 후하소뇌동맥(PICA) 또는 추골동맥 폐색으로 발생하며, 어지럼·구역·구토와 함께 다음 증상이 동반된다: 병변 동측 안면 감각 저하, 반대측 사지 온도·통증 감각 저하(교차감각 소실), 연하곤란, 쉰 목소리, Horner 증후군(동측 안검하수, 축동, 무한증), 소뇌성 실조.
뇌 영상 검사
뇌 MRI, 특히 확산강조영상(diffusion-weighted imaging, DWI)이 급성 허혈성 뇌졸중 진단의 표준이다. 그러나 발병 24~48시간 이내의 소뇌·뇌간 경색은 DWI에서도 이상이 없을 수 있어 임상 판단이 중요하다 [4]. 초기 MRI가 정상이더라도 임상적으로 뇌졸중이 강력히 의심되면 24~48시간 후 추적 MRI를 시행한다.
CT는 출혈성 병변 배제와 대형 경색 확인에 유용하나, 소뇌·뇌간 병변은 두개골 음영으로 인해 CT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