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및 개요
전정편두통(vestibular migraine, VM)은 편두통의 임상 기준을 충족하는 환자에서 반복적인 전정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1]. 국제두통학회(IHS)와 바라니 학회(Bárány Society)가 공동으로 진단 기준을 제정하였으며 [1], 재발성 어지럼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이다.
어지럼 클리닉 환자의 약 7~11%가 전정편두통으로 진단되며, 일반 인구의 약 1%가 해당 질환을 가진다 [4]. 여성에서 남성보다 약 1.5~5배 호발하고, 주로 30~50대에 많이 나타난다 [4]. 편두통 환자 중 약 10~36%에서 전정 증상이 동반되는 것으로 보고된다 [2].
진단 기준
2012년 IHS-바라니 학회 공동 진단 기준에 따른 확정 전정편두통(definite VM)의 기준은 다음과 같다 [1].
가. 국제두통질환분류에 따른 현재 또는 과거 편두통 (전조 동반 또는 비동반) 병력. 나. 5회 이상의 중등도~중증의 전정 증상 발작이 있으며, 지속 시간은 5분~72시간. 다. 발작의 절반 이상에서 다음 중 하나 이상의 편두통 증상이 동반: 편두통성 두통, 빛 과민, 소리 과민, 시각 전조. 라. 다른 전정 질환이나 ICHD 진단으로 더 잘 설명되지 않는다.
가능 전정편두통(probable VM)은 위 기준을 일부 충족하나 확정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경우이다.
전정 증상의 특성
전정편두통에서 나타나는 전정 증상은 다양하다 [2]. 자발성 현훈(spontaneous vertigo)은 회전감이나 선형 이동감이 있는 어지럼이다. 체위 현훈(positional vertigo)은 두부 위치 변화 시 나타나며, BPPV와 감별이 필요하다. 두부 운동 유발 어지럼(head motion-induced dizziness)은 두부 운동 시 심해지는 어지럼이다. 시각 유발 어지럼(visually induced vertigo)은 움직이는 물체나 복잡한 시각 환경에서 나타난다. 자세 불안정과 균형 장애도 포함된다.
전정 증상의 지속 시간은 5분 미만에서 72시간까지 다양하며, 수분~수 시간인 경우가 가장 흔하다 [1].
발생 기전
전정편두통의 정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편두통의 병태생리와 전정계 사이의 신경 연결이 핵심으로 이해된다.
피질 확산성 억제(cortical spreading depression, CSD)가 전정 피질 영역을 침범할 수 있다. CGRP(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는 편두통의 주요 신경전달물질로, 전정 핵(vestibular nuclei)과 내이(cochlea)에도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4]. 삼차신경-전정 연결(trigemino-vestibular connection)을 통해 삼차신경 활성이 전정 신호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4].
세로토닌(serotonin) 시스템도 관여한다. 전정 핵에는 다양한 세로토닌 수용체가 발현되어 있어, 편두통에서의 세로토닌 변화가 전정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2].
메니에르병과의 감별
전정편두통과 메니에르병은 모두 반복적인 현훈 발작을 보여 감별이 중요하다 [4].
메니에르병의 특징적 소견은 편측 감각신경성 난청(특히 저주파수 청력 저하), 이명, 이충만감의 3증상이다. 어지럼은 대개 수십 분에서 수 시간 지속된다. 반면 전정편두통은 편두통 증상이 동반되고, 청력 이상이 없거나 경미하다. 그러나 두 질환이 동반될 수 있어 감별에 어려움이 있다.
청력 검사, 전정유발근전위(VEMP), 비디오두부충동검사(vHIT), 온도안진검사(caloric test)가 감별에 도움을 준다.
치료
급성 발작 치료
발작 시 수마트립탄(sumatriptan) 등 트립탄 계열이 두통과 어지럼 모두에 효과적일 수 있다 [5]. 항구토제(메토클로프라미드)와 전정억제제(디아제팜, 메클리진)는 급성 증상 완화에 사용된다. 발작 중 안정을 취하고 시각 자극을 최소화한다.
예방 치료
발작이 빈번하거나(월 2회 이상), 중증이거나, 기능 장애가 심한 경우 예방 치료를 시작한다. 편두통 예방약인 토피라메이트(topiramate), 발프로산(valproic acid), 아미트리프틸린(amitriptyline), 베타 차단제(프로프라놀롤, 메토프로롤)가 전정편두통에도 효과적이다 [5]. CGRP 표적 단클론항체(에레누맙, 갈카네주맙)도 전정편두통 예방에 효과가 보고되고 있다.
비약물적 치료
전정 재활 치료는 발작 사이 자세 불안정과 균형 장애 개선에 도움이 된다. 생활습관 관리(규칙적인 수면, 규칙적인 식사, 카페인·알코올 제한, 스트레스 관리)가 발작 감소에 기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