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및 개요
만성편두통(chronic migraine)은 3개월을 초과하여 한 달에 15일 이상 두통이 발생하고, 그 중 8일 이상이 편두통 양상을 보이는 상태이다 [1]. 간헐적으로 편두통이 발생하던 환자에서 두통 빈도가 점차 늘어나 만성편두통으로 바뀌는 과정을 '편두통의 만성화'라 한다.
전 세계 성인 인구의 약 1.4~2.2%가 만성편두통에 해당한다 [2]. 간헐적 편두통 환자의 약 2.5~3%가 매년 만성편두통으로 전환된다 [2]. 만성편두통은 간헐적 편두통에 비해 일상생활 장애가 크고, 병원 방문 횟수가 많으며, 우울이나 불안 같은 동반 질환이 흔하다.
원인
편두통이 만성화되는 원인은 생활습관과 관련된 교정 가능 요인과 교정이 어려운 요인으로 나뉜다 [2].
교정 가능한 요인으로는 진통제 과다 복용(월 10~15일 이상), 비만(체질량지수 30 이상, 위험도 1.4배), 카페인 과다 섭취(하루 400mg 이상), 수면 장애(불면증, 수면 무호흡), 스트레스, 우울이나 불안의 동반이 있다 [3].
교정이 어려운 요인으로는 여성, 낮은 사회경제적 수준, 머리 외상 경험, 기존 두통 빈도가 높은 경우(월 10일 이상) 등이 보고되었다 [2].
진통제를 자주 복용하면 뇌에서 통증을 억제하는 기능이 약해진다. 이로 인해 통증에 대한 감각이 예민해지고 두통 빈도가 늘어난다 [3]. 인구 기반 연구에서 수면제 성분이 포함된 진통제(위험도 2.06배)와 마약성 진통제(위험도 1.98배)가 만성화의 독립적 위험 요인으로 확인되었다 [3].
반복적인 편두통 발작은 뇌의 통증 처리 신경세포를 점차 예민하게 만든다. 예민해진 신경세포는 평소에는 통증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자극에도 반응하게 된다. 가벼운 접촉에도 통증을 느끼는 현상(이질통)이 만성편두통에서 약 60~70%로, 간헐적 편두통(약 30~40%)보다 흔한 것이 이를 보여준다 [2].
만성편두통 환자의 뇌 영상 연구에서 통증 조절에 관여하는 뇌 부위의 부피 감소와 백질 병변 증가가 보고되었다 [2]. 이러한 변화가 원인인지 결과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뇌의 통증 조절 기능에 구조적 변화가 있음을 시사한다.
증상
만성편두통의 주요 증상은 다음과 같다.
- 한 달에 15일 이상 지속되는 두통
- 그 중 8일 이상은 편두통 특성을 보인다: 한쪽 머리의 박동성 통증, 중등도 이상의 강도, 일상 활동 시 악화
- 빛이나 소리에 대한 과민 반응
- 메스꺼움이나 구토 동반
- 가벼운 접촉에도 통증을 느끼는 이질통(약 60~70%에서 동반)
- 피로감, 집중력 저하, 기분 변화
만성편두통 환자의 약 30~50%에서 우울증이, 30~50%에서 불안장애가 동반된다 [2].
진단
만성편두통의 국제 진단 기준은 다음과 같다 [1].
가. 3개월을 초과하여 한 달에 15일 이상 두통이 발생한다.
나. 편두통 진단 기준을 충족하는 두통이 5회 이상 있었다.
다. 3개월을 초과하여 한 달에 8일 이상 다음 중 하나에 해당한다: (1) 편두통 진단 기준에 맞는 두통, (2) 조짐을 동반한 편두통에 해당하는 두통, (3) 편두통으로 판단하여 트립탄 등으로 치료하였고 효과가 있었던 두통
라. 다른 진단으로 더 잘 설명되지 않는다.
진통제 과용이 동반된 경우, 만성편두통과 약물과용두통을 동시에 진단한다. 진통제 과용을 중단한 뒤 2개월간 경과를 관찰하여 두통이 월 15일 미만으로 줄면 간헐적 편두통으로 재분류한다.
만성편두통 환자의 약 50~80%에서 진통제 과용이 동반된다 [1]. 일반 진통제를 월 15일 이상 또는 트립탄, 복합 진통제를 월 10일 이상 3개월 넘게 사용하면 약물과용두통으로 진단한다 [1].
치료
진통제 과용 중단
진통제 과용이 동반된 만성편두통 치료의 첫 단계는 과용 약물의 중단이다. 중단 후 2~10일간 반동 두통, 메스꺼움, 불안, 수면 장애 등의 금단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나, 대부분 2~8주 이내에 나아진다. 연구에 따르면 진통제 과용 중단만으로 약 50%의 환자에서 두통 빈도가 의미 있게 줄었다 [3].
예방 약물치료
만성편두통의 예방 약물 중 근거 수준이 높은 것은 토피라메이트와 보톡스 주사(보툴리눔 독소 A형)이다 [4][5].
토피라메이트는 임상시험에서 월 편두통일수를 위약 대비 평균 3.5일 추가로 줄이는 효과가 확인되었다 [5]. 보톡스 주사는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12주 시점에 월 두통일수를 위약 대비 평균 1.4~2.3일 추가로 줄였으며, 24주 치료 시 월 두통일수가 치료 전 대비 평균 8~9일 감소하였다 [4].
CGRP(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 표적치료제는 편두통 발생에 관여하는 물질을 차단하는 새로운 계열의 예방 약물이다. 기존 예방 약물에 반응이 부족한 환자에서 추가 치료 선택지로 사용된다.
신경조절치료
경과 및 합병증
만성편두통은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하면 두통 빈도와 강도가 유지되거나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우울증, 불안장애, 수면 장애가 동반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직장 결근과 업무 능력 저하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간헐적 편두통 대비 약 4~5배에 이른다 [2].
적절한 예방치료와 생활습관 교정을 병행하면 상당수의 환자에서 간헐적 편두통 수준으로 두통 빈도를 줄일 수 있다. 진통제 과용 중단만으로도 약 50%의 환자에서 호전이 보고되었다 [3].
생활 가이드
만성편두통 관리를 위한 생활습관 권고 사항은 다음과 같다.
- 진통제는 주 2~3회 이내로 제한하고, 복용 일수를 두통 일기에 기록한다.
-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유지한다.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것이 좋다.
- 주 3회 이상, 3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을 한다.
- 카페인 섭취를 하루 200mg(커피 약 2잔) 이하로 제한한다.
-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 이완 요법이나 호흡법을 실천한다.
- 두통 일기를 작성하여 두통을 유발하는 요인(음식, 환경, 스트레스 등)을 파악한다.
- 우울감이나 불안이 지속되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병행한다.
- 체중이 과다한 경우 적정 체중 유지를 목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