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및 개요
두통은 외래 진료에서 가장 흔한 신경과 증상 중 하나이다. 전체 두통의 약 90% 이상은 편두통, 긴장형두통, 군발두통 등 양성 일차 두통이지만, 약 2~4%는 뇌출혈, 뇌종양, 뇌막염, 동맥 박리 등 긴급 치료가 필요한 이차 두통이다 [1].
두통 위험 신호(red flags)는 이차 두통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임상 징후로, 이를 체계적으로 선별하는 것이 진단 지연에 따른 치명적 결과를 예방하는 핵심이다.
SNNOOP10 기준
2019년 유럽두통학회가 제안한 SNNOOP10 목록은 이차 두통 선별을 위한 포괄적 위험 신호 체계이다 [2].
S — Systemic symptoms/signs (전신 증상)
발열, 체중 감소, 야간 발한 등이 동반된 두통은 감염(뇌막염, 뇌농양), 악성 종양, 거대세포동맥염을 시사한다.
N — Neurological symptoms/signs (신경학적 증상)
편측 마비, 감각 이상, 시야 결손, 복시, 보행 장애, 경련 등 국소 신경학적 결손이 동반된 두통은 뇌졸중, 뇌종양, 뇌농양 등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N — Onset is sudden (갑작스러운 발생)
수초~1분 내에 최고 강도에 도달하는 벼락두통(thunderclap headache)은 지주막하출혈의 가장 전형적인 양상이다. 뇌정맥동혈전증, 뇌동맥 박리, 가역적 뇌혈관수축증후군(RCVS)도 벼락두통으로 발현할 수 있다 [3].
O — Onset after age 50 (50세 이후 새로 발생)
50세 이후 처음 발생한 두통은 거대세포동맥염(측두동맥염), 뇌종양, 뇌혈관 질환의 가능성이 높아 반드시 평가가 필요하다.
O — Pattern change (양상 변화)
기존 두통의 양상, 강도, 빈도가 뚜렷하게 변한 경우 이차 원인의 출현을 의심해야 한다.
P — Positional headache (체위 관련 두통)
누우면 악화되는 두통은 두개내압 상승(뇌종양, 수두증)을, 일어서면 악화되는 두통은 저뇌압증후군(뇌척수액 누출)을 시사한다.
P — Precipitated by Valsalva (발살바 유발)
기침, 재채기, 배변 시 악화되는 두통은 후두개와 병변(Chiari 기형, 뇌종양)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P — Papilledema (유두부종)
안저 검사에서 유두부종이 확인되면 두개내압 상승의 확실한 징후이다. 뇌종양, 특발성 두개내고혈압(IIH), 뇌정맥동혈전증을 감별해야 한다.
P — Progressive headache (진행성 두통)
수일~수주에 걸쳐 점진적으로 악화되는 두통은 뇌종양, 만성 경막하혈종, 감염 등 공간점유 병변을 의심해야 한다.
P — Pregnancy or postpartum (임신·산후)
임신 중 또는 산후 6주 이내의 새로운 두통은 자간전증/자간증, 뇌정맥동혈전증, 가역적 후백질뇌병증(PRES)의 가능성이 있다.
주요 이차 두통과 위험 신호
지주막하출혈(SAH)
벼락두통이 가장 특징적이며, "인생 최악의 두통"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지주막하출혈의 약 12%가 초기 평가에서 놓치며, 이는 대부분 경증 출혈에서 두통을 편두통으로 오인한 경우이다 [3]. 비조영 CT(발병 6시간 이내 민감도 약 98%)와 요추천자(xanthochromia 확인)가 진단에 필수적이다.
뇌막염
발열, 두통, 목 경직(Kernig sign, Brudzinski sign 양성)의 3징이 전형적이다. 세균성 뇌막염은 수 시간 내 사망에 이를 수 있으므로, 의심 시 즉각적 항생제 투여와 요추천자가 필요하다.
거대세포동맥염(GCA)
50세 이상에서 새로 발생한 측두부 두통, 턱 파행(jaw claudication), 시력 저하, ESR/CRP 상승이 특징이다. 치료하지 않으면 영구적 실명으로 진행할 수 있어, 의심 시 즉시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시작하고 측두동맥 생검을 시행한다.
뇌정맥동혈전증(CVT)
아급성으로 진행하는 두통에 유두부종, 경련, 국소 신경 결손이 동반된다. 임신, 경구 피임약 사용, 응고 장애가 위험 인자이며, MRI/MRV로 진단한다.
뇌종양
진행성 두통, 새벽 두통(누운 자세에서 두개내압 상승), 구역/구토, 국소 신경 결손이 동반된다. 조영 증강 MRI가 진단에 가장 유용하다.
응급 평가 알고리즘
벼락두통 접근
1. 비조영 두부 CT(발병 6시간 이내 시행 시 민감도 약 98%)
2. CT 정상이면 요추천자(xanthochromia 확인)
3. 두 검사 모두 정상이면 CT/MR 혈관조영으로 RCVS, 동맥 박리 등 감별
국소 신경 결손 동반 두통
1. 뇌 CT 또는 MRI(급성 뇌졸중, 종양, 농양 감별)
2. CT/MR 혈관조영(동맥 박리, 뇌정맥동혈전증 감별)
발열 + 두통 + 목 경직
1. 혈액 배양 후 즉각적 경험적 항생제 투여
2. 요추천자(뇌척수액 분석)
3. 뇌 CT(요추천자 전 두개내압 상승 배제가 필요한 경우)
임상적 함의
위험 신호가 하나라도 있는 두통은 "증명될 때까지 이차 두통"으로 접근해야 한다. 반대로, 전형적인 일차 두통 양상이고 위험 신호가 없으면 불필요한 검사를 피하여 환자의 불안과 의료 비용을 줄일 수 있다 [4].
환자에게 위험 신호를 교육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기존 두통 환자가 "평소와 다른 양상"의 두통이 발생했을 때 즉시 의료 기관을 방문하도록 안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