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및 개요
길랭-바레 증후군(Guillain-Barré syndrome, GBS)은 말초신경에 발생하는 급성 염증성 다발신경병증이다 [1]. 감염 후 자가면역 반응으로 말초신경의 수초(myelin) 또는 축삭(axon)이 손상되어 진행성 상행성 마비와 반사 소실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전 세계 연간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약 1~2명이며, 연령이 증가할수록 발생률이 높아진다 [5]. 모든 연령에서 발생하지만 성인에서 더 흔하고, 남성이 여성보다 약 1.5배 높은 발생률을 보인다 [5]. 척수성소아마비(poliomyelitis) 박멸 이후 급성 이완성 마비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병형 분류
고전적 급성 염증성 탈수초성 다발신경병증(AIDP)은 전체의 약 85~90%를 차지하며, 수초 손상이 주된 형태이다 [2]. 급성 운동 축삭 신경병증(AMAN)과 급성 운동감각 축삭 신경병증(AMSAN)은 수초 대신 축삭이 주로 손상되는 형태로, 동아시아에서 비교적 흔하다. 밀러 피셔 증후군(Miller Fisher syndrome)은 눈 근육 마비(안근마비), 보행 실조, 심부건반사 소실의 3증상을 보이는 특이한 변이형으로 전체의 약 5%를 차지한다 [2].
원인과 발병 기전
전체 환자의 약 2/3에서 감염이 선행하며, 주로 상기도 감염 또는 위장관 감염 후 1~4주 내에 발병한다 [1]. 가장 흔한 선행 감염 원인은 캄필로박터 제주니(Campylobacter jejuni)이며, 거대세포바이러스(CMV), 엡스타인-바 바이러스, 인플루엔자, COVID-19도 관련된다 [1].
분자 모방(molecular mimicry)이 핵심 기전이다. 감염 원인체의 항원 구조가 신경 성분(특히 강글리오사이드)과 유사하여, 감염에 대응한 항체가 말초신경도 공격한다 [1]. GM1, GD1a 강글리오사이드에 대한 항체는 AMAN형, GQ1b 항체는 밀러 피셔 증후군과 관련된다.
자율신경계 침범
자율신경 불안정은 길랭-바레 증후군 환자의 약 65~75%에서 발생하며, 심각한 합병증과 사망의 원인이 된다 [3].
심혈관 자율신경 이상으로는 혈압의 급격한 변동(고혈압과 저혈압이 교대), 빈맥, 서맥, 부정맥이 나타난다. 심각한 서맥과 심정지가 발생할 수 있어 심전도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다 [3]. 발한 이상, 방광 기능 장애(요정체), 장마비(paralytic ileus)도 동반될 수 있다.
자율신경 불안정이 심한 경우 혈압과 심박수 조절을 위해 중환자실 집중 치료가 필요하다. 자율신경 기능 이상은 급성기가 지나면 대부분 호전된다 [3].
임상 경과
증상은 수 일에서 최대 4주에 걸쳐 진행하며, 4주 이상 진행하면 만성 염증성 탈수초성 다발신경병증(CIDP)을 고려한다 [2].
하지에서 시작하는 진행성 대칭성 근력 저하가 전형적 발현이다. 근위부와 원위부 모두 침범하며, 상지, 안면, 호흡 근육으로 상행한다. 심부건반사의 감소 또는 소실이 특징적 소견이다 [2]. 감각 증상(저림, 이상감각, 통증)이 근력 저하에 앞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환자의 약 25~30%에서 호흡 근육 침범으로 인공호흡기 치료가 필요하다 [2].
진단
신경전도 검사(nerve conduction study, NCS)는 진단의 핵심 검사로, AIDP에서 전도 속도 감소, 원위부 잠복기 연장, 전위 분산, 전도 차단 등 탈수초의 전기생리학적 증거가 나타난다 [1]. AMAN에서는 축삭 손상 패턴이 나타난다.
뇌척수액 검사에서 단백-세포 해리(albuminocytologic dissociation)가 특징적이다 [2]. 단백질은 증가하지만(>0.45 g/L) 세포 수는 정상(≤10개/μL)인 소견이다. 이 소견은 발병 초기 1주일에는 정상일 수 있다.
강글리오사이드 항체(항 GQ1b, 항 GM1, 항 GD1a)는 특정 변이형 진단에 유용하다.
치료
면역글로불린 정맥 주사(IVIG)는 0.4 g/kg/일을 5일간 투여하는 것이 표준 요법이다 [4]. 혈장교환술(plasmapheresis)은 격일로 4~6회 시행한다 [4]. 두 치료 모두 효능이 동등하며, 병용 시 추가 이점은 없다 [4]. 스테로이드는 길랭-바레 증후군에 효과가 없어 단독 투여를 권장하지 않는다 [4].
지지 치료로는 호흡 기능 모니터링(폐활량 <20 mL/kg 시 기관삽관 고려), 자율신경 불안정에 대한 집중 모니터링, 심부정맥혈전증 예방, 통증 관리, 재활이 포함된다.
예후
약 80%의 환자가 6개월 내에 독립 보행이 가능하며, 약 60%는 완전 회복된다 [2]. 그러나 약 20%에서 영구적 장애가 남고, 사망률은 약 3~5%이다. 예후 불량 인자로는 고령, 빠른 진행 경과, 캄필로박터 감염 선행, AMAN 변이형, 인공호흡기 치료 필요, 근전도에서 축삭 손상 소견이 있다 [2].
장기 후유증으로는 피로, 통증, 불안·우울, 사회적 기능 저하가 지속될 수 있다. 재활 치료와 심리 지원이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