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및 개요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은 흑질(substantia nigra)의 도파민 신경세포 소실과 레비소체(Lewy body) 축적을 특징으로 하는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파킨슨병의 병리 변화는 운동 증상을 일으키는 흑질에 국한되지 않고 자율신경계를 포함한 광범위한 신경 구조를 침범한다 [4].
파킨슨병 환자의 약 70~80%에서 다양한 자율신경 기능 이상이 나타나며, 이는 비운동증상(non-motor symptoms, NMS)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5]. 자율신경 증상은 운동 증상과 독립적으로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며, 일부는 운동 증상보다 먼저 나타나는 전구 증상으로 기능한다.
발생 기전
브라크 단계 분류(Braak staging)에 따르면 파킨슨병의 레비소체 병리는 뇌간의 아래 부위와 말초 자율신경(특히 장 신경계, 심장 교감신경)에서 먼저 시작하여 위쪽으로 퍼진다 [4]. 이는 변비, 심장 교감신경 탈신경 등 자율신경 증상이 운동 증상(흑질 침범)보다 먼저 나타날 수 있음을 설명한다.
말초 자율신경 침범으로는 심장 교감신경의 탈신경(cardiac sympathetic denervation), 장 신경계의 레비소체 침범이 확인된다 [1]. 중추성으로는 시상하부, 뇌간 자율신경 핵(고립로핵, 배측 미주신경핵 등), 척수 중간외측세포기둥(intermediolateral cell column)의 손상이 자율신경 기능 이상에 기여한다 [3].
파킨슨병 치료제(특히 도파민 효현제, 레보도파)도 자율신경 증상(기립성저혈압, 구역 등)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기립성저혈압
기립성저혈압은 파킨슨병 환자의 약 30~58%에서 보고된다 [3]. 서 있을 때 교감신경성 혈관 수축 반응이 손상되어 혈압이 적절히 유지되지 않는다. 증상으로는 어지럼, 두통, 시야 흐림, 실신 전 증상(presyncope), 실신이 나타난다.
기립성저혈압은 낙상과 골절 위험을 높이고, 인지 기능 저하와 사망률 증가와도 관련된다 [1]. 파킨슨병 약물, 특히 도파민 효현제가 기립성저혈압을 악화시킬 수 있어 약물 조정이 필요하다.
치료는 비약물적 방법(충분한 수분·염분 섭취, 압박 스타킹, 두부 거상 수면)을 우선 시도하고, 필요시 플루드로코르티손(fludrocortisone), 미도드린(midodrine), 드록시도파(droxidopa)를 사용한다 [3].
위장관 자율신경 이상
변비는 파킨슨병에서 가장 흔한 비운동증상 중 하나로, 환자의 약 80%에서 나타난다 [5]. 장 신경계(enteric nervous system)의 레비소체 침범으로 장 운동이 저하된다. 변비는 운동 증상 수년에서 수십 년 전에 나타나는 전구 증상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변비가 있는 남성에서 파킨슨병 발생 위험이 높다는 종단 연구 결과가 있다 [4].
삼킴 장애(연하곤란)는 식도와 인두 운동 기능 이상으로 발생하며, 흡인성 폐렴의 위험 요인이 된다. 타액 과다분비(sialorrhea)는 실제 침 생산 증가보다는 삼킴 빈도 감소로 침이 고이는 현상이다.
방광 기능 장애
파킨슨병 환자의 약 70%에서 방광 기능 이상이 보고된다 [5]. 과활동성 방광이 가장 흔하여 빈뇨, 야간뇨, 절박성 요실금이 나타난다. 이는 파킨슨병에서 도파민성 억제 기전의 소실로 방광 배뇨근이 과활동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일부 환자에서는 배뇨근 수축력 저하로 배뇨 곤란, 잔뇨, 요로 감염이 반복된다.
발한 및 체온 조절 장애
발한 이상은 파킨슨병 환자의 약 64%에서 보고된다 [5]. 증상은 다양하여 전신 또는 국소적 다한증(hyperhidrosis), 야간 발한, 또는 무한증이 나타날 수 있다. 레보도파 피크 용량에서 급격한 발한이 나타나기도 한다.
심장 자율신경 및 MIBG 스캔
파킨슨병에서 심장 교감신경 탈신경은 MIBG(123I-metaiodobenzylguanidine) 스캔으로 확인할 수 있다 [1]. MIBG는 노르에피네프린의 유사 물질로, 심장 교감신경 말단에 흡수된다. 파킨슨병 환자에서 MIBG 섭취가 감소하는 반면, 다계통위축증(multiple system atrophy, MSA)에서는 심장 MIBG 섭취가 비교적 보존된다 [1]. 이 소견은 두 질환의 감별 진단에 보조적으로 활용된다.
심박변이도(HRV) 검사에서도 파킨슨병 환자는 전반적인 HRV 감소를 보이며, 고주파(HF) 성분(부교감신경 지표)과 저주파(LF) 성분(교감신경 지표) 모두 감소한다 [3].
진단 및 평가
SCOPA-AUT(Scales for Outcomes in Parkinson's disease—Autonomic)는 파킨슨병 자율신경 증상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표준 설문 도구이다 [5]. 심박변이도 검사, 기립경사검사, 발살바수기 검사, 발한 기능 검사(QSART)를 포함한 자율신경 기능 배터리 검사로 객관적 평가를 시행한다.
치료
자율신경 증상은 증상별로 개별 관리한다 [3]. 기립성저혈압, 방광 기능 이상, 변비, 발한 이상 각각에 대한 비약물적 접근과 약물 치료를 조합한다. 파킨슨병 운동 증상 치료제가 자율신경 증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전체적인 약물 계획을 신중히 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