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및 개요
말초신경병증(peripheral neuropathy)은 뇌와 척수(중추신경계)를 제외한 말초신경에 손상이 발생하는 질환의 총칭이다 [2]. 손상 신경의 유형(감각신경, 운동신경, 자율신경)과 분포(단일, 다발), 원인에 따라 다양한 임상 양상을 보인다.
유럽 역학 연구에 따르면 만성 다발신경병증의 전체 유병률은 일반 인구에서 약 1~2.5%이며, 70세 이상에서는 약 8%에 달한다 [1]. 당뇨병 환자에서는 약 50%에서 신경병증이 동반된다 [3].
분류
침범 신경 유형별 분류
- 감각신경병증: 저림, 타는 듯한 통증, 감각 이상이 주증상이다.
- 운동신경병증: 근력 저하, 근위축이 나타난다.
- 자율신경병증: 혈압, 심박수, 발한, 소화관, 방광 기능 이상이 발생한다.
- 혼합형: 위 세 가지가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분포 양상에 따른 분류
- 단일신경병증(mononeuropathy): 하나의 신경이 손상된다. 손목굴증후군, 비골신경병증 등이 대표적이다.
- 다발신경병증(polyneuropathy): 여러 말초신경이 동시에 침범된다. 대칭적 분포가 특징이며, 발끝과 손끝에서 시작해 근위부로 진행하는 '양말-장갑형(stocking-glove pattern)'이 전형적이다.
- 다발단일신경병증(mononeuritis multiplex): 비연속적인 여러 신경이 침범된다. 혈관염, 당뇨병에서 나타난다.
원인
당뇨병성 신경병증
가장 흔한 원인이다. 당뇨 환자의 약 50%에서 신경병증이 발생하며, 발병 위험은 유병 기간, 혈당 조절 정도와 비례한다 [3]. 고혈당에 의한 산화 스트레스, 고급 당화 산물(AGEs) 축적, 신경 혈류 감소가 기전이다 [5].
기타 주요 원인
- 영양 결핍: 비타민 B1(티아민), B6, B12, 엽산 결핍. B12 결핍은 채식주의자, 위장 흡수 장애에서 흔하다.
- 알코올성: 만성 음주에 의한 신경 독성과 B1 결핍이 복합 작용한다.
- 면역 매개: 길랑-바레 증후군(급성), 만성 염증성 탈수초 다발신경병증(CIDP).
- 약물 유발: 항암화학요법(빈크리스틴, 파클리탁셀, 시스플라틴), 결핵약(이소니아지드), 항바이러스제.
- 유전성: 샤르코-마리-투스병(Charcot-Marie-Tooth disease) 등.
- 신부전: 요독성 신경병증.
- 갑상선 기능 저하증: 점액부종 신경병증.
- 특발성: 원인 불명. 전체의 약 20~30%를 차지한다 [1].
증상
감각 증상
- 양측 발끝에서 시작해 발목, 종아리, 손끝 순으로 올라오는 대칭성 저림이 전형적이다.
- 타는 듯한 통증, 전기 충격감, 찌르는 듯한 통증 등 신경병증 통증이 나타난다.
- 진동 감각, 위치 감각의 저하로 균형 장애가 발생한다.
- 역설적으로 감각이 무뎌지는 감각 저하(hypoesthesia)가 나타나 외상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운동 증상
- 발끝과 발목의 근력 저하, 발처짐(foot drop).
- 발 근육 위축으로 발 변형이 생길 수 있다.
자율신경 증상
당뇨성 자율신경병증에서 두드러진다 [3][5].
- 기립성 저혈압: 일어설 때 어지러움, 실신.
- 심박수 고정(cardiac denervation): 운동이나 체위 변화에 따른 심박수 변화가 감소한다.
- 위마비(gastroparesis): 조기 포만감, 구역, 구토.
- 방광 기능 이상: 잔뇨감, 빈뇨, 배뇨 곤란.
- 발한 이상: 사지의 무한증과 몸통의 보상성 다한증.
진단
신경전도검사(NCS)와 근전도검사(EMG)
신경병증의 유무, 유형(축삭 손상 vs. 탈수초), 범위, 중증도를 평가하는 핵심 검사이다 [2]. 신경전도 속도 저하(탈수초형)나 활동전위 감소(축삭형)의 패턴으로 원인 추정에 도움이 된다.
혈액 검사
공복혈당, 당화혈색소, 비타민 B12, 갑상선 기능, CBC, CRP, ESR, 간·신 기능, 단백전기영동, 자가항체(ANA, ANCA 등)를 확인한다 [2].
자율신경 기능 검사
심박변이도(HRV) 분석, 발살바 조작 검사, 심호흡 검사, 발한 기능 검사(QSART)로 자율신경 섬유 손상 여부를 평가한다.
치료
원인 치료
원인 질환의 치료가 신경 기능 회복과 진행 방지에 핵심이다.
- 당뇨성 신경병증: 철저한 혈당 조절. 연구에 따르면 1형 당뇨에서 집중 혈당 조절로 신경병증 발생률을 약 60% 감소시킬 수 있다고 보고되었다 [3].
- B12 결핍: 근육주사 또는 고용량 경구 B12 보충.
- CIDP: 면역글로불린 정맥 주사, 혈장 교환술, 스테로이드.
- 약물 유발: 원인 약물 조정.
신경병증 통증 치료
체계적 메타분석에 따르면 다음 약물이 신경병증 통증에 유의미한 효과를 보인다 [4].
- 칼슘 채널 리간드(가바펜틴, 프레가발린): 1차 선택 약물.
- SNRI(둘록세틴, 벤라팍신): 통증과 기분 개선에 모두 효과적이다.
- 삼환계 항우울제(아미트립틸린): 효과적이나 고령자에서 부작용 주의.
- 국소 캡사이신, 국소 리도카인 패치: 국소 통증에 보조적 사용.
생활 가이드
- 발 관리: 매일 발을 살펴 상처나 물집을 확인한다. 잘 맞는 편안한 신발을 착용하고 맨발 보행을 삼간다. 뜨거운 물에 발을 담그지 않는다.
- 균형 훈련: 낙상 위험이 높으므로 균형 운동과 함께 욕실 미끄럼 방지 매트, 손잡이 설치를 권장한다.
- 금주: 알코올성 신경병증에서는 금주가 필수이다.
- 혈당 관리: 당뇨 환자에서 혈당 조절이 신경병증 진행을 늦추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 규칙적인 저충격 유산소 운동(수영, 자전거)은 신경 혈류 개선과 통증 감소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