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및 개요
전정발작(vestibular paroxysmia)은 제8뇌신경인 전정와우신경(vestibulocochlear nerve)이 혈관에 압박되어 짧은 어지럼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전정 질환이다. 수초에서 수분간 지속되는 회전성 또는 비회전성 어지럼이 하루에도 여러 차례 반복되는 것이 특징이며, 삼차신경통과 유사한 신경혈관압박 기전을 공유한다 [1][2].
ICD-10 코드는 H81.8(전정 기능의 기타 장애)을 적용한다.
병태생리
전정발작은 동맥 등의 혈관이 전정와우신경을 압박하여 발생한다. 압박된 부위에서 신경 수초가 손상되면 신경섬유 사이에 비정상적인 전기 신호 전달이 일어나고, 이소성 흥분(ectopic excitation)이 발생한다 [2]. 이러한 짧고 반복적인 신경 흥분이 어지럼 발작으로 나타난다. 삼차신경통, 반측 안면경련 등 다른 신경혈관압박증후군과 같은 기전이다.
증상
전정발작의 어지럼은 짧고 반복적이며 갑자기 나타났다 사라진다.
주요 증상:
- 수초에서 수분간 지속되는 짧은 회전성 또는 비회전성 어지럼
- 하루에도 여러 차례, 때로는 수십 차례 반복되는 발작
- 발작과 함께 동반될 수 있는 일시적인 이명이나 청각 변화
- 머리 위치나 자세 변화에 의해 유발되기도 함
- 발작 사이에는 대체로 증상이 없음
진단
임상 진단기준
바라니학회는 짧은 어지럼 발작의 반복, 자발적 또는 특정 자세에서의 유발, 항경련제에 대한 반응 등을 전정발작의 진단기준으로 제시한다 [1]. 짧고 빈번한 어지럼 발작의 병력이 진단의 출발점이다.
고해상도 MRI
고해상도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전정와우신경과 혈관의 접촉(neurovascular contact)을 확인한다 [1]. 다만 신경혈관접촉은 증상이 없는 사람에서도 관찰될 수 있으므로 영상 소견만으로 진단하지 않는다.
치료 반응
카르바마제핀·옥스카르바제핀 저용량에 어지럼 발작이 호전되면 진단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된다 [3].
감별 진단
- 전정신경염: 급성으로 시작해 수일간 지속되는 어지럼
- 양성 발작성 체위변환성 어지럼(BPPV): 특정 머리 위치 변환 시 수초간의 회전성 어지럼
- 메니에르병: 청력 변동과 이명을 동반한 수분~수시간의 반복 어지럼
- 전정편두통: 두통과 관련된 반복성 어지럼
치료
약물 치료
카르바마제핀(carbamazepine) 또는 옥스카르바제핀(oxcarbazepine)을 저용량으로 사용한다 [2]. 이 항경련제는 압박으로 과흥분된 신경의 비정상적 활동을 안정시켜 어지럼 발작의 빈도와 강도를 줄인다. 약물에 반응하는 환자가 많아 치료 반응이 진단의 단서가 되기도 한다 [3]. 효과와 부작용을 보며 용량을 조절한다.
경과 관찰 및 조절
발작이 약물로 잘 조절되면 증상 경과를 보며 용량 조절이나 감량을 시도할 수 있다. 약물에 반응하지 않거나 부작용으로 사용이 어려운 경우 다른 항경련제를 고려한다.
임상적 함의
전정발작은 짧고 반복적인 어지럼이라는 독특한 양상과 항경련제에 대한 양호한 반응으로 다른 전정 질환과 구별된다. 신경혈관접촉은 무증상자에서도 나타나므로 영상 소견만으로 진단하기보다 임상 진단기준과 치료 반응을 함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