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및 개요
성상신경절 차단술(stellate ganglion block, SGB)은 경부 교감신경절인 성상신경절에 국소마취제를 주입하여 머리, 얼굴, 목, 상지로 향하는 교감신경 전달을 일시적으로 차단하는 신경조절 시술이다 [3].
성상신경절 차단술의 역사는 192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34년 Leriche와 Fontaine이 상지 혈류 장애 치료에 경부 교감신경 차단을 적용한 이후, 통증 치료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어 왔다 [3]. 이후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두통, 안면 홍조, 다한증 등으로 적응 범위가 확장되었으며, 2000년대 이후에는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에 대한 치료 효과가 보고되면서 새로운 주목을 받고 있다 [1].
초음파 유도 기술의 발달로 시술의 정확도와 안전성이 크게 향상되었다. 기존의 맹목적 접근법(blind technique)에 비해 초음파 유도하 시술은 혈관 천자 등 합병증 발생률을 유의하게 낮추었다 [5].
해부학
성상신경절(stellate ganglion)은 하경부 신경절(inferior cervical ganglion)과 제1흉부 신경절(first thoracic ganglion)이 융합되어 형성된 별 모양의 신경절이다. 약 80%의 인구에서 이 두 신경절이 융합되어 있으며, 나머지 20%에서는 분리되어 존재한다 [3].
성상신경절은 제7경추(C7) 횡돌기 전면과 제1늑골 경부(neck of first rib) 사이, 척추체 앞쪽에 위치한다. 장경근(longus colli muscle) 위에 놓여 있으며, 앞쪽으로는 쇄골하동맥(subclavian artery)과 척추동맥(vertebral artery)이 인접해 있다 [5]. 이 해부학적 관계 때문에 시술 시 혈관 손상 방지를 위한 정밀한 영상 유도가 필수적이다.
성상신경절에서 나온 절후 교감신경 섬유는 다음 영역으로 분포한다.
- 두부 및 안면: 동공 산대근, 뮐러근(Müller muscle), 안면 혈관, 땀샘
- 경부: 갑상선, 경동맥, 인두, 후두
- 상지: 팔과 손의 혈관, 땀샘
- 심장: 심박수와 전도에 관여하는 교감신경 섬유의 일부
이 때문에 성상신경절이 차단되면 동측 안면과 상지의 혈류 증가, 발한 감소, 동공 축소 등 광범위한 교감신경 차단 징후가 나타난다 [3].
적응증
성상신경절 차단술은 교감신경 과활성이 관여하는 다양한 질환에 적용된다.
통증 질환
-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SGB의 가장 대표적인 적응증이다. CRPS type I 환자에서 SGB 시행 시 약 70~80%의 환자에서 통증 감소와 기능 개선이 보고되었다 [4]. 조기 시행 시 치료 반응률이 높다.
- 대상포진후 신경통: 급성기 대상포진에 SGB를 조기 시행하면 대상포진후 신경통으로의 이행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 환지통(phantom limb pain): 상지 절단 후 발생하는 환지통에 적용된다.
- 삼차신경통 및 안면통: 약물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안면부 신경통에 보조적으로 사용된다.
자율신경기능장애
- 교감신경 과활성에 의한 두근거림, 발한 이상, 불안, 불면 등의 증상에 적용된다.
- 자율신경 균형의 리셋을 통해 교감신경 항진 상태를 완화한다.
두통 및 편두통
- 군발두통(cluster headache): 교감신경 조절 이상이 관여하는 군발두통의 급성기 치료에 사용된다.
- 경추성 두통: 경부 교감신경의 과활성이 관여하는 두통에 적용된다.
혈류 장애
- 레이노 현상(Raynaud phenomenon): 교감신경 과활성에 의한 상지 혈관 수축으로 손가락이 창백해지고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에 SGB가 혈류 개선 효과를 보인다.
- 상지 혈전색전증: 급성 상지 혈류 장애의 보조 치료로 활용된다.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
Lipov 등의 연구에서 SGB 시행 후 PTSD 증상 척도(PCL, PTSD Checklist) 점수가 평균 20점 이상 감소하였으며, 이 효과가 수개월간 지속된 것으로 보고되었다 [1] [2]. 2016년 Hanling 등이 시행한 이중맹검 교차 대조 연구에서도 SGB군이 위약군 대비 유의한 PTSD 증상 개선을 보였다 [6]. 이 효과는 교감신경 차단이 편도체(amygdala)의 과활성을 억제하고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 분비를 감소시키는 기전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1].
기타
- 안면 홍조(hot flashes): 폐경기 또는 유방암 치료에 따른 안면 홍조에 효과가 보고되었다.
- 다한증(hyperhidrosis): 상지와 안면의 과도한 발한에 적용된다.
- 급성 청력 소실: 내이(inner ear) 혈류 개선 목적으로 보조 치료에 활용된 사례가 있다.
시술 방법
현재 성상신경절 차단술은 초음파 유도하에 시행하는 것이 표준이다 [5].
시술 전 준비
- 환자는 앙와위(바로 누운 자세)에서 목을 약간 신전(extension)한다.
- 시술 부위 피부를 소독하고 초음파 탐촉자(probe)를 경부에 위치시킨다.
- 초음파 영상에서 C6 또는 C7 횡돌기, 장경근, 경동맥, 내경정맥, 갑상선 등 주요 구조물을 확인한다.
시술 과정
1. 초음파로 성상신경절 주변의 해부학적 구조와 혈관 주행을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2. 피부에 국소마취제로 소량의 피부 마취를 시행한다.
3. 25~27게이지 바늘을 초음파 유도하에 장경근 표면, 성상신경절이 위치하는 근막하 공간으로 진입시킨다.
4. 흡인(aspiration) 검사로 혈관 내 진입이 아님을 확인한다.
5. 0.25% 부피바카인(bupivacaine) 또는 1% 리도카인(lidocaine) 5~10mL를 서서히 주입한다.
6. 약물이 성상신경절 주변에 퍼지는 것을 초음파 영상으로 확인한다.
전체 시술 시간은 약 10~15분이며, 시술 후 30분~1시간 관찰 후 귀가한다 [5].
초음파 유도의 장점
초음파 유도하 시술은 1990년대 이전에 사용되던 맹목적 접근법(landmark-based technique)에 비해 여러 장점이 있다. 바늘 끝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혈관 천자, 식도 손상, 기흉 등의 합병증 위험이 현저히 감소한다. Nader 등의 연구에 따르면 초음파 유도하 SGB에서 필요한 국소마취제의 용량이 기존 방법의 절반 수준(5mL vs. 10~20mL)으로 줄어들어 전신 독성 위험도 낮아졌다 [5].
작용 기전
성상신경절 차단술의 치료 효과는 다층적 기전에 의해 발현된다.
교감신경 차단과 혈류 증가
국소마취제가 성상신경절의 교감신경 세포체와 신경 섬유의 나트륨 채널을 차단하면, 해당 신경이 지배하는 영역의 혈관 수축 신호가 억제된다. 그 결과 두부, 안면, 상지의 혈관이 확장되고 혈류가 증가한다 [3]. 이 효과는 레이노 현상이나 상지 혈류 장애의 치료 근거가 된다.
통증 억제 경로
교감신경과 감각신경 사이의 비정상적 연결(sympatho-afferent coupling)은 교감신경 의존성 통증(sympathetically maintained pain)의 핵심 기전이다. SGB는 이 비정상적 연결을 차단하여 교감신경이 매개하는 통증 악순환을 끊는다 [4]. CRPS에서 SGB가 효과를 보이는 주된 이유이다.
자율신경 리셋 효과
SGB의 약리학적 차단 효과는 수 시간에 불과하지만, 임상적 증상 개선은 수일에서 수 주간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교감신경계의 과활성 상태가 일종의 '리셋'을 거치면서 정상적인 교감-부교감 균형으로 복귀하기 때문으로 설명된다 [1]. Lipov 등은 이를 "교감신경 재부팅(sympathetic reboot)" 가설로 제안하였다.
중추 신경계 효과
최근 연구에서는 SGB가 말초 교감신경뿐 아니라 중추 신경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SGB 시행 후 편도체의 과활성이 감소하고, 뇌의 노르에피네프린 농도가 낮아지는 것이 확인되었다 [1]. 이는 SGB가 PTSD에 효과를 보이는 기전을 설명하며, 말초 교감신경 차단이 중추 자율신경 조절에도 상향 조절(bottom-up modulation) 효과를 가짐을 시사한다.
효과와 근거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CRPS는 SGB의 가장 잘 확립된 적응증이다. Ackerman과 Zhang의 연구에서 CRPS type I 환자에게 일련의 SGB를 시행한 결과, 약 72%의 환자에서 유의한 통증 감소(VAS 50% 이상 감소)가 관찰되었다 [4]. 발병 후 6개월 이내에 SGB를 시행한 조기 치료군에서 반응률이 더 높았다.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
Lipov 등(2009)은 SGB 시행 후 PTSD 증상 척도 점수가 평균 21점(PCL-M 기준) 감소하였으며, 일부 환자에서 6개월 이상 효과가 지속되었다고 보고하였다 [1]. Lynch 등(2016)은 166명의 현역 군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SGB 시행 후 PTSD 증상 군집(재경험, 과각성, 회피) 전반에 걸쳐 유의한 개선을 확인하였다 [7]. Hanling 등(2016)의 이중맹검 무작위 대조 시험에서는 SGB군이 위약군 대비 CAPS(Clinician-Administered PTSD Scale) 점수에서 유의한 감소를 보였다 [6].
효과 발현과 지속
SGB의 교감신경 차단 효과는 시술 직후 수 분 내에 나타나며, 호너 증후군의 발현으로 확인된다. 약리학적 차단 시간은 사용 약물에 따라 리도카인 2~4시간, 부피바카인 6~12시간이다. 그러나 임상적 증상 개선은 약물 효과 소실 이후에도 수일에서 수 주간 지속되는 것이 관찰되며, 반복 시술 시 효과 지속 기간이 점차 연장되는 경향이 보고되었다 [1] [4].
부작용과 주의사항
정상 반응(교감신경 차단 징후)
SGB 시행 후 시술 측에 나타나는 다음 징후는 차단 성공을 의미하는 정상 반응이다.
- 호너 증후군(Horner syndrome): 동공 축소(축동), 눈꺼풀 처짐(안검하수), 안구 함몰(안구 함입)이 동측에 나타난다. SGB 시행 환자의 약 90~95%에서 관찰되며, 약물 효과 소실과 함께 자연 소실된다 [3].
- 결막 충혈: 시술 측 눈의 혈관 확장으로 충혈이 나타난다.
- 코 막힘: 동측 비강 점막의 혈관 확장에 의한다.
- 안면 무한증: 시술 측 얼굴에 땀이 나지 않는다.
- 상지 온도 상승: 시술 측 손의 피부 온도가 1~3도 상승한다.
일시적 부작용
- 음성 변화(쉰 목소리): 되돌이후두신경(recurrent laryngeal nerve)에 국소마취제가 파급되면 일시적으로 목소리가 변할 수 있다. 대부분 수 시간 내에 회복된다.
- 이물감 및 연하 곤란: 인두 주변 신경에 마취제가 파급되면 목에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삼킴이 불편할 수 있다.
- 상지 감각 이상: 상완신경총에 마취제가 일부 파급되면 팔의 저림이나 힘 빠짐이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드문 합병증
- 혈관 손상: 경동맥, 내경정맥, 척추동맥 등 인접 혈관의 천자가 발생할 수 있다. 초음파 유도하에 시행하면 혈관 천자 발생률이 1% 미만으로 감소한다 [5].
- 기흉(pneumothorax): 바늘이 흉막까지 진입하는 경우 발생할 수 있으나, 초음파 유도법에서는 극히 드물다.
- 경막외 또는 지주막하 주입: 바늘이 과도하게 내측으로 진입한 경우 발생할 수 있으며, 초음파로 바늘 위치를 실시간 확인하여 예방한다.
- 국소마취제 전신 독성: 혈관 내 주입 시 발생하며, 흡인 검사와 적절한 용량 사용으로 예방한다.
금기사항
- 시술 부위 감염
- 항응고제 사용 중(출혈 위험 증가)
- 최근 심근경색 발생
- 양측 동시 시술(양측 동시 차단 시 양측 되돌이후두신경 마비로 호흡 곤란 위험)
- 녹내장(동공 축소에 의한 안압 변화)
시술 후 관리
시술 직후에는 30분~1시간 안정 상태에서 활력 징후를 관찰한다. 호너 증후군의 발현을 확인하여 차단 성공 여부를 판단한다.
시술 당일 권장 사항은 다음과 같다.
- 시술 후 2~3시간은 음식물 섭취 시 사레에 주의한다(인두 감각 저하 가능성).
- 격렬한 운동과 무거운 물건 들기를 피한다.
- 음주를 삼간다.
- 시술 측 눈의 증상이 완전히 회복되기 전까지 운전을 하지 않는다.
- 시술 부위에 멍이나 부종이 나타날 수 있으며, 대개 2~3일 이내에 소실된다.
다음 날부터는 일상 활동에 특별한 제한 없이 복귀할 수 있다. 시술 효과와 이상 증상 유무를 기록하여 다음 진료 시 치료 계획 조정에 활용한다.
반복 시술의 간격은 질환과 치료 반응에 따라 결정되며, 일반적으로 주 1~2회 간격으로 시행한다. 3~6회 반복 시술 후 치료 반응을 종합 평가하여 추가 시술 여부를 판단한다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