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및 개요
혈관성 치매(vascular dementia)는 뇌경색, 뇌출혈, 만성 뇌혈관 질환 등 뇌혈관 손상으로 뇌 조직이 망가져 인지 기능이 저하되는 치매이다. 알츠하이머병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치매로, 전체의 약 15~20%를 차지한다 [1].
최근에는 경미한 인지 저하부터 치매에 이르는 연속선을 포괄해 혈관성 인지장애(vascular cognitive impairment)라는 넓은 개념으로 다룬다 [4]. 고령 환자에서는 알츠하이머 병리와 혈관 병리가 함께 존재하는 혼합형이 흔하다. ICD-10에서는 F01 계열과 뇌혈관 질환을 나타내는 I67.9 등으로 분류한다.
원인 및 병태생리
혈관성 치매는 손상된 혈관의 크기와 병변 양상에 따라 여러 형태로 나뉜다 [3].
- 다발경색 치매: 여러 차례의 대혈관 뇌경색이 누적되어 인지 기능이 단계적으로 저하된다.
- 전략적 경색 치매: 시상, 해마 등 인지에 핵심적인 부위에 단일 경색만 생겨도 치매가 발생한다.
- 피질하 허혈성 혈관성 치매: 뇌의 작은 혈관(소혈관)이 만성적으로 손상되어 백질 변성과 다발성 열공경색이 쌓이며 서서히 진행한다.
소혈관 질환에 의한 피질하 손상은 전두엽과 피질하를 잇는 회로를 끊어 실행 기능과 처리 속도를 떨어뜨린다 [3]. 위험 인자로는 고혈압이 가장 중요하고, 당뇨, 이상지질혈증, 흡연, 심방세동, 고령이 작용한다.
증상
혈관성 치매의 임상 양상은 손상 부위와 범위에 따라 다양하나, 다음과 같은 특징이 흔하다.
- 단계적 악화: 뇌졸중 시점에 맞춰 갑자기 나빠지거나 계단식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 실행 기능 저하 우세: 기억보다 계획·판단·처리 속도의 저하가 먼저,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 국소 신경학적 징후: 편마비, 감각 이상, 구음 장애, 보행 장애, 연하 곤란이 동반된다.
- 기타: 우울, 무감동, 감정 조절의 어려움(병적 울음·웃음)이 흔하다.
다만 소혈관 질환에 의한 형태는 뚜렷한 뇌졸중 없이 서서히 진행해 알츠하이머병과 구분이 어려울 수 있다.
진단
진단은 인지 저하의 확인과 함께, 그 저하가 뇌혈관 병변과 시간적·해부학적으로 연관됨을 입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1].
- 병력 청취: 뇌졸중 병력, 단계적 악화 양상, 혈관 위험 인자 확인
- 신경학적 진찰: 편마비, 보행 장애 등 국소 신경학적 징후 확인
- 신경심리검사: 실행 기능과 처리 속도를 포함한 인지 영역별 평가
- 뇌 MRI: 경색, 출혈, 백질 고신호 병변, 열공 등 혈관 병변의 위치와 부담 평가
- 혈액검사 및 심장 평가: 혈관 위험 인자와 색전원(심방세동 등) 확인
인지 저하 정도에 비해 혈관 병변이 충분하고, 둘 사이의 연관성이 인정될 때 혈관성 치매로 진단한다.
치료
혈관 위험 인자 관리
혈관성 치매 치료의 핵심은 추가적인 뇌혈관 손상을 막는 데 있다 [2]. 고혈압·당뇨·이상지질혈증을 목표 수치로 조절하고, 금연과 절주, 규칙적 운동을 병행한다. 심방세동이 있으면 항응고 치료로 색전성 뇌경색을 예방하고, 필요 시 항혈소판제로 재발을 줄인다.
약물 및 재활 치료
혈관성 치매 자체를 멈추는 전용 약물은 확립되어 있지 않다. 알츠하이머 병리가 동반된 혼합형에서는 콜린에스터분해효소 억제제나 메만틴이 인지 증상 완화에 쓰이기도 한다. 뇌졸중 후 운동·언어·인지 재활은 기능 회복과 유지에 기여한다.
비약물 관리
규칙적 운동, 인지 자극, 사회적 활동, 우울증 관리가 인지 기능 유지에 도움이 된다. 혈관 위험 인자 관리는 뇌혈관 질환뿐 아니라 치매 예방 전반에 유익하다.